포스터 한 장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의료 AI 대전환기, 의대교수 창업의 새로운 기회." 그리고 그 아래 적힌 질문은 더욱 강렬합니다. "AI에 저항할 것인가, 항복할 것인가, 지휘할 것인가?"
2026년 현재, 인공지능(AI)은 단순한 기술적 호기심이나 보조 도구를 넘어 의료의 근간을 흔들고 있습니다. 8월 29일 가천대학교에서 열리는 이번 세미나 프로그램표를 살펴보면, 단순한 학술 발표를 넘어 현직 의사이자 창업가들(Clinical Founder)이 그동안 가슴속에 품어왔던 솔직한 소신과 현장의 고민을 털어놓는 뜨거운 토론의 장이 될 것임이 예견됩니다.
과연 지금 의사 세계에서 AI는 어떤 의미를 가지며, 이번 세미나에서는 어떠한 본질적인 문제들이 다루어질지 그 가상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1. 임상 현장의 한계와 결핍, AI를 만нами (김용호 대표)
첫 번째 세션에서는 루다큐어 김용호 대표가 "임상 현장의 문제에서 출발한 Clinical Founder"를 주제로 물꼬를 틉니다. 그동안 의사들은 매일같이 몰려드는 환자 진료와 연구, 행정 업무 속에서 끊임없는 피로와 한계에 직면해 왔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의사가 단순히 진료실에만 갇혀 있어서는 급변하는 미래 의료를 주도할 수 없다"는 소신 발언이 이어질 것입니다. 환자를 직접 대하며 느꼈던 '2%의 아쉬움과 결핍'을 기술로 해결하기 위해, 의사가 직접 기술 개발의 주체(Founder)로 나선 생생한 경험담이 공유됩니다. AI는 의사의 일자리를 빼앗는 위협이 아니라, 진료 현장의 오랜 숙제와 한계를 극복하게 해주는 강력한 무기이자 새로운 창업의 열쇠라는 점이 강조될 것입니다.
2. 인간의 감각을 넘어선 진단, 한계를 푸는 열쇠 (정준원 대표)
이어서 카이미 정준원 대표는 "내시경 진단의 한계를 푸는 의료 AI"를 통해 보다 구체적인 임상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내시경이나 영상 진단 분야는 의사의 숙련도, 피로도, 혹은 미세한 시각적 한계에 따라 진단 정확도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영역입니다.
세미나에서는 "의사의 육안과 경험에만 의존하던 시대는 끝났다"는 파격적인 화두가 던져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세한 병변 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AI를 도입하는 것은 의사의 권위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기 위한 '의학적 진화'라는 소신입니다. 진료실 내부의 보수적인 시각을 깨뜨리고, 데이터 기반의 정확한 의사결정을 받아들이는 포용적 태도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루어집니다.
3. 연구실을 넘어 시장으로: The AI Scientist Venture (김태형 대표)
바이오넥서스 김태형 대표의 "The AI Scientist Venture" 발표에서는 기초 의학과 데이터 과학, 그리고 비즈니스의 결합이 다루어집니다. 의대 교수나 의학 연구자들이 축적한 방대한 라이프 사이언스 데이터가 어떻게 AI를 통해 가치 있는 바이오 벤처로 재탄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경로가 제시됩니다.
"의사 교수는 연구실에만 머물러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합니다." 학문적 성과에만 만족하지 않고, 이를 실제 산업화하여 환자들에게 이로운 의료 서비스로 환원시키는 '의사 과학자 및 창업가'의 역할 모델이 강조될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진료 행위를 넘어 의료 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고 생태계를 바꾸는 거대한 전환점이 됩니다.
4. [Panel Talk] Human AI Interaction in Medicine – 저항, 항복, 그리고 지휘
세미나의 하이라이트인 패널 토크에서는 김남국 교수의 좌장 아래 세 연사가 모두 모여 "Human AI Interaction in Medicine(의료에서의 인간과 AI의 상호작용)"이라는 주제로 뜨거운 소신 토론을 벌입니다. 아마도 가장 가감 없는 현장의 목소리가 터져 나올 파트입니다.
저항(Resist): AI 진단 오류 발생 시 책임 소재 문제, 의료 법적 규제, 전통적 의료 체계의 거부감 등 현실적인 장벽에 대한 솔직한 성토가 이어집니다.
항복(Surrender): AI의 진단 속도와 정확도가 인간을 뛰어넘는 분야에서 의사가 느껴야 했던 자괴감이나, AI 기술 기업에 주도권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숨김없이 논의됩니다.
지휘(Conduct): 결국 결론은 '지휘'로 모입니다. AI는 청진기나 MRI처럼 의사의 판단을 돕는 뛰어난 악기일 뿐이며, 그 악기들을 조화롭게 연주하여 환자의 삶을 구하는 최종 지휘자는 여전히 '의사'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AI 기술을 배척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창업과 연구를 통해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맺음말: 미래 의료를 개척하는 의사들의 담대한 여정
이번 세미나는 단순히 "AI가 이렇게 발전했습니다"를 자랑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AI라는 거대한 기술의 파도 앞에서 의사라는 직업의 정체성을 재정의하고, 나아가 진료실 밖으로 나와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선구자들의 고백입니다.
"AI에 저항할 것인가, 항복할 것인가, 지휘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명확해 보입니다. AI를 두려워하거나 외면하기보다, 환자의 아픔을 가장 잘 아는 의사 스스로가 AI를 '지휘'하는 리더가 되는 것입니다. 임상 현장의 통찰력과 최첨단 AI 기술이 만나 만들어낼 의료의 미래, 그리고 그 중심에서 창업가로 거듭나는 의대 교수들의 도전이 가져올 변화가 무척이나 기대되는 시점입니다.